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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지면반영] "이건 꿈이니까 괜찮아요!"

권 단 2021. 9. 13. 07:53

 보통 잠이 든 뒤 90분이 지나면 첫 번째 꿈을 꾸며, 평균 10분 정도 지속한다.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매일 밤잠을 자면서 5개 정도의 꿈을 꾼다고 한다. 잠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꾸는 꿈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최대 40분까지 이어지는 꿈을 꿀 수 있다.


 살면서 많은 꿈을 꿨지만 그중 기억나는 건 역시 무서운 꿈이다. 내가 꾸었던 꿈 이야기를 하자면 이렇다.
어느 날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어디론가 전속력으로 도망을 치고 있었다. 원래 꿈에선 이게 꿈인지 모르고 잠에서 깨야만 알 수 있다. 꿈속에서 도망치면서 계속 생각을 해보니 내가 왜 도망치는지, 이 사람들은 누구인지, 나는 무엇에 의해 도망을 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옆에서 같이 달리는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겁에 질린 표정 말곤 딱히 그렇다 할 얘기조차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를 만큼 뛰다 보니 딱 갑자기 생각이 났다. 아, 이건 꿈이구나.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꿈이니까 무서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왜 도망치냐고 물었다.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뒤를 가리키는데 돌아보니 아무것도 없는 어두운 허공만 보일 뿐이었다. 그래서 더는 안되겠다 싶어 주변 사람들에게 "이건 꿈이니까 괜찮아요!"라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주변 사람들이 뛰는 것을 멈추더니 모두 무표정으로 나를 보며 "너만 꿈이잖아"라고 말했다. 그렇게 잠에서 깨게 되었다. 잠에서 깼을 땐 새벽이었고 나는 너무 소름이 돋아 더는 잘 수 없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송인성(옥천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