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 지면반영_만약에] 만약에 세상의 모든 색이 흑과 백 뿐이라면

 티비가 꺼진 후 비친 내 모습을 봤다. 보이는 색이라곤 하얀색과 검은색뿐인데 그 안에 담긴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학교 티비에 비친 내 모습이 예뻐 보인다거나 핸드폰 검은 액정에 비친 내 얼굴이 괜찮아 보일 때가 있다. 이럴 때마다 세상에 색이 없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잠기곤 한다.

 세상에 흑과 백만 있다면 인종차별이 사라지지 않을까? 명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인종차별이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어도 구분이 되지 않으니 덜 할 것 같다. 화장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화장을 하는 빈도수가 적어질 것 같다. 화장을 할 필요가 사라지니 기초에 신경을 써 화장품 비용이 줄어들 것 같다. 아, 기초화장품이 더 비싼 경우도 많아 돈이 더 많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화장에 이어 성형을 하는 사람들도 늘 것 같다. 자신의 얼굴에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은 시술이나 수술에 부담을 느껴 화장으로 콤플렉스를 가리는 사람들이 시술이나 수술 쪽으로 마음을 잡을 것 같다. 

 쉽게 보았던 내용을 글로 풀어낸다는 게 너무 어렵다. 단지 흑백 화면에 비치는 내가 거울로 보는 것보다 나아 보여 고른 주제로 이렇게 생각해냈다는 게 신기했다.

 

박수미(청산중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