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글몽글한 그림, 취업과 대학에 대한 고민, 생각의 변화에 대하여
고민과 생각이 점점 많아지고, 모든 정답을 스스로 찾아나가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은 요즘이다. 하지만 송지연은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여유 있게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했다. 단호한 말투와 살아있는 눈빛에서 강함을 느꼈다. 그럼에도 그가 그린 그림들은 포근하고 부드러웠다.
■ 낙서장에 채워진 그의 취미들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송지연(18, 읍 수북리)씨는 핸드폰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들을 찾아 보여줬다.
“물감이랑 붓을 사기는 했는데 다루는 법을 몰라서, 내 마음대로 그리고 있어요. 역시 그림을 제대로 그리려면 미술학원을 다녀야 하나 봐요(웃음)”
그림을 좋아하지만 한번도 배워본 적이 없었다. 정석대로 그리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서인지 오히려 멋진 그림들이었다. 낙서장이라 불리는 것들에는 몽글몽글해 보이는 그림들이 잔뜩 채워져 있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노트, 교과서 할 것 없이 보이는 종이 마다 그림을 그려왔다. 그래서 그림은 많이 그려왔지만 그 그림들을 모아 놓지 못했다. 그래도 옆에서 그의 그림을 본 친구들은 그가 그린 그림들이 전부 몽글몽글한 느낌을 준다고 했다. “대충 그려도 송지연 특유의 그림 스타일이 있다”며 말이다. 그림을 정식으로 배우고 싶지 않냐고 물어보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림을 전공으로 삼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미대 입시준비부터, 졸업 후 무엇을 해야할 지까지, 감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 대학과 취업을 고민 중
취업을 해야할 지, 대학을 가야할 지, 머리 아픈 고민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지금 다니고 있는 산업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공기업에 취업해 회계 일을 하고 싶다 말했다. 하지만 캠퍼스 라이프를 즐겨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대학 진학을 고민 중에 있다. 만약 대학을 간다면 경영을 배울 거라 했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다 말했다.
■ 최근 들어 생긴 생각의 변화
진로 때문에 머리가 아프도록 고민하고 있지만, 최근에 행복한 기억 하나가 생겼다. 가족들과 여행을 간 기억이다. 그는 원래 가족들과 여행가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가족과의 여행에 이유 모를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가족과 통영으로 여행을 가서, 가족과 여행가는 것이 즐겁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여행 내내 어딜 가든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원래는 가족과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 여행은 너무 행복했고, 이런 여행이라면 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리고 최근에 그는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됐다. 평등을 바라는 것과 동정하는 건 다르다는 생각이다. 언젠가부터 그는 타인을 의미없이 동정하는 사람들을 불편해하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불우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 불쌍해’, ‘저 사람처럼 되지 말아야지’, ‘저 사람에 비하면 우린 행복한 사람이야’라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런 말들이 참 별로 예요.”
그는 무엇이 삶의 차이를 만들었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차이를 좁힐 수 있는지를 고민하려는 마음도 없이 무작정 동정하는 사람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웃으며 한 마디를 던졌다.
“요즘 제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자신의 부족함이 눈에 너무 잘 보여서, 스스로가 싫을 때가 분명 있다고 했다. 그래도 요즘 그는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며, 변화하며 점점 나아지고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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