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분 (本分)
사람이 저마다 가지는 본디의 신분
의무적으로 마땅히 지켜 행하여야 할 직분
길을 걷는 어느 학생을 붙잡고 "청소년의 본문은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라고 대답할 것이다. 웹 사이트에 '학생의 본분'이라고 검색해보면, '공부' 관련 검색어가 많을 정도로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고 확정됐다. 언제부터 우리나라 학생들의 본분은 공부가 돼 버린 것일까? 나는 '성인의 본분'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 학생의 본분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긴 하는 걸까?
■어른들의 지나친 학구열에 가려진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것
우리나라의 학구열은 단연 세계 1위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부모는 자녀에게 교사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강요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다섯 살 때부터 유치원을 다니며 학원에 다니고 집에서 학습지를 풀었던 기억이 있다. 좋은 직업, 좋은 학교,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한다는 어른들의 말을 들으며 우린 휩쓸리듯 공부를 했다. 목표나 동기 없이 일단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나중에 커서 어떤 직업이 가지고 싶어?"라는 말보다 "나중에 어떤 '사람'으로 크고 싶어?"라는 말이 더 듣고 싶었다. 어른들은 꿈과 직업을 같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꿈과 직업은 엄연히 다른 것인데 말이다. 사실 이런 글을 쓰는 나도 "어떤 사람으로 크고 싶어?"라는 말에 답을 할 수 없었다. 학생들에게 맞춰지지 않은 일방적인 교육 시스템과 내게 맞지 않는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던 내가 이런 철학적인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여태껏 내게 원하는 직업에 대해 물어보던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쉽게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으로 크고 싶냐는 질문에는 선뜻 생각나는 대답이 없다.
■청소년 자살률 1위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청소년 자살률이 높다. 청소년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청소년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공부가 청소년의 본분이라면 이미 우리 모두 충실히 해내고 있는데 학생들이 왜 자살하는 것일까? 2018년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청소년 자살율 원인 1위가 학업 스트레스라고 발표했다. 나는 중학생 2학년이 고등학교 수학 미적분을 풀고 있는 상황을 봤다. 요즘 학생들은 나이에 비해 과할 정도의 어려운 교육을 받고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면 부모님께 혼난다. 자녀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공부를 더 시키는 부모님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청소년들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 이렇게 큰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은 "나중에 커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공부한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나는 미래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생의 본분이란 재밌고 행복하게 사는 것
학생의 본분을 정한다는 건 청소년들에게 꽤나 부담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굳이 정하자면 학생의 본분은 무엇일까? 학생은 밤새우며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숙면을 취해야 한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편의점에서 대충 먹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밥을 먹어야 한다.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야 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으니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진심으로 즐겨야 한다. 학생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 안에서 행복해야 한다. 나는 이것이 학생의 본분이라 생각한다.
김언빈(충북산과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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