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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23호]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by 뵤지성 2022. 1. 10.

 대다수의 동화 속 공주들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그런데 난 그 안에서 의문이 들었다. 과연 그 이후에도 공주들이 계속 행복했을까?

 나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동화 속 공주들은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드라마인데 왕(정조)과 궁녀(의빈 성씨)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드라마는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왕은 궁녀를 사랑했다. 궁녀는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물음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러면서 나도 질문하게 됐다. 의빈 성씨는 정말 정조를 사랑했을까? 그는 정말 궁 생활이 즐거웠을까?

 이 질문의 답은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에서 답을 얻었다. 궁녀 성덕임(의빈 성씨)은 왕(정조)의 끈질긴 구애 끝에 승은(임금에게 특별한 은혜를 받음)을 입었다. 승은을 입고 왕의 후궁이 되면 궁의 법도로 인해 평생 궁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가족이 죽어도 조문을 하러 갈 수 없다. 궁녀였던 친구들은 전부 휴가를 갈 때도 덕임은 궁 밖을 나갈 수 없다. 그게 궁의 법도기 때문이다. 이처럼 밖에 나갈 수 없고, 온종일 방에 앉아 왕을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궁궐의 여성들은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친구들과 놀고 싶었을 것이고, 공부도 하고 싶었을 것이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궁에 사는 여성들이 평생 죽을 때까지 행복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과연 그랬을까? 라고 말해주고 이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다.

 많은 어린아이가 보는 디즈니 공주 시리즈는 '모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말로 끝난다. 예전에는 그 말이 진짜라고 생각했다. 왕자와 공주는 아무런 탈 없이 행복하게 살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옷소매 붉은 끝동을 보고 난 후 디즈니 공주들이 행복하게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린아이들이 보는 거라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이겠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보통 공주들은 왕자들과 첫눈에 반해 결혼한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알아갈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연애 초반이라 좋은 모습만 보여주며 사랑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태에서 성급하게 결혼을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의 단점이 보일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 생각했던 사람과 모습이 달라 금방 사랑이 식을 수 있다. 또 공주와 왕자는 결혼하면 한 나라를 이끌어갈 왕이 된다. 수많은 백성을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책임감과 자질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그럴 시간도 없이 결혼하게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 이런 것을 생각해 보았을 때, 결국 공주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살면서 불행한 일도 엄청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나는 동화 속에 나오는 공주들이 매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알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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