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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24호] 17살의 돈 관리 방법

by 뵤지성 2022. 1. 18.

부모님은 어릴 적부터 돈에 관해서는 엄격하셨다. 내가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첫 등록금만 내줄 거니까 그 외의 나머지는 직접 돈을 벌어서 사용하라고 하셨다. 또 자식들이 모두 독립하고 부모님도 퇴직하시면 지금 사는 집을 비롯한 재산을 전부 팔고 산에 들어가 소소하게 살겠다고 하셨다. 그렇지만 부모님께서는 항상 독립하기 전, 즉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 있을 때까지는 모든 금전적인 지원은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돈에 관해서는 부족함 없이 살았던 것 같다.

■ 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초등학교 2학년 이후로 한 번이라도 용돈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무언가를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 사지 못  한적도 있었고 부모님께 사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한 적도 있었다. 그때부터 돈에 대해 민감해졌다. 중학교 입학 전 부모님은 나에게 통장을 하나 주셨다. 내 명의로 된 통장을 부모님은 3만 원을 제외한 모든 잔액을 빼고 주셨다. 처음 시작한 통장관리는 3만 원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이제 돈을 직접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냥 좋기만 했었다.

■ 인터넷 뱅킹의 시작
돈을 사용하려면 항상 통장을 지참해야 했다. 돈이 필요하면 은행에 달려가 출금을 해야 했고 주변에 은행이 없으면 미리 돈을 뽑아가야 했다. 통장을 자주 잃어버릴 뻔하고, 돈이 부족한 경우도 있어서 나는 돈을 찾으러 가는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고 질려버렸다. 중학교 2학년 생일이 지나자마자 인터넷 뱅킹을 시작했다. 처음 시작한 인터넷 뱅킹은 '토스'였다. 그때의 토스는 송금이나 출금밖에 되지 않았지만, 은행을 가지 않아도 계좌이체를 할 수 있다는 게 마냥 좋기만 했었다. 지금은 삼성페이,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카카오뱅크 미니, 페이코 등등 다양한 인터넷뱅킹을 사용한다.

■ 돈 관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
인터넷뱅킹도 생기고, 체크카드도 사용하다 보니까 확실히 전보다는 돈을 많이 쓰게 되었다. 통장이 '텅장'이 되어갈 때쯤 나는 깨달았다. "이렇게 돈을 쓰다 보면 할 수 있는 게 없겠구나..." 그때부터 조금씩 돈 관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모든 과정에서 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중요시하는 나지만, 계획을 수립한 적도 이행한 적도 딱히 없는 나는 계획 따위 건너띄우고 무작정 실행으로 옮겼다.

■ 통장은 여러 갈래로 쪼개라!
통장은 하나의 은행에서 꾸준히 사용하는 게 좋다고 했다. 하지만 있으면 있는 데로 다 써버리는 나는 돈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통장을 부분별로 나누기 시작했다. 온라인 결제용 계좌, 오프라인 결제용 계좌, 저금용 계좌까지 총 세 분류로 나누었다. 통장을 나누어서 사용하니 소득이나 소비 등을 알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었다.


■ 안정성은 낮지만 돈 벌기에는 가장 좋은 주식!
돈을 버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부모님께 알바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적극적인 반대로 다른 방법을 찾아 보기로 했다. 그때 눈에 띈 것이 주식이었다. 안정성은 보장하지 못하지만,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기본적인 주식 용어들도 알지 못했던 나는 우선 주식 용어부터 공부했다. 어느 정도 기본 용어들을 익힌 뒤 주식을 사고 싶은 회사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회사의 재무제표나 관련 기사, 홈페이지, 주식 차트 등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10만 원이라는 적은 돈으로 시작했지만, 열심히 돈을 모아서 점차 금액을 늘려나가고 있다.

■ 무엇이든 꾸준하게 26일 저금!
나중에 성인이 되면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예금이나 적금, 주택 청약 등 기본적인 금융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부쩍 미래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 요즘, 학생 때 미리 경험해보면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금융 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들을 위한 방법을 찾아보던 도중 카카오뱅크의 mini 26일 저금을 알게 되었다. mini 26일 저금은 26일 동안 하루에 한 번 1,000원씩 저금을 하는 서비스이다. 간단한 과정에 나는 바로 저금을 하기 시작했다. 작심삼일은 무슨 하루라도 가면 다행인 삶을 살아 온 나는 내가 매일매일 꾸준히 저금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뿌듯했다.

■ 친구들과 함께 모으는 공동계좌
친구들과 함께 공동계좌, 이름하여 '식비'를 개설했다. 성인이 되면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친구들과 놀러 가기 위해서 숙소도 잡고, 차비도 마련하고, 음식도 사려면 돈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만든 계좌가 '식비'이다. 올해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일주일에 1,000원씩 3년 동안 모아서 성인이 되었을 때 그 돈으로 다 같이 놀러 가기로 했다. 그때 가서 갑작스럽게 돈을 모으는 것보다 미리 조금씩 돈을 모으는 게 좋을 거로 생각했다. 1,000원이라는 적은 돈이지만 나를 포함한 4명의 친구가 3년 동안 꾸준히 모을 경우 약 64만 원이 모인다. 벌써 친구들과 떠날 여행에 기대가 된다. 참고로 계좌명이 '식비'인 이유는 친구들과 밥을 먹으면 식비가 장난 아니게 나오기 때문이다.

돈 관리를 처음 시작하면 어렵고, 막막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막상 한번 도전해보면 돈에 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재밌고, 다채로운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아직 제대로 된 돈 관리를 할 줄 아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 부딪쳐보고 하나씩 배워나가며 성인이 된 후에도 자연스럽게 돈 관리를 이어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카카오 26일 저금

 

김지슬 (청산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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