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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30호_1면]내가 청소년기자단을 들어간 이유와 기자단의 장단점

by 뵤지성 2022. 3. 8.

* 청소년 기자단을 시작하기 전의 '나'
인터넷 뱅킹을 접하면서 쉬워진 결제 방법으로 아이돌 굿즈, 문구, 액세서리 등 다양한 온라인, 오프라인 결제로 이전보다 돈을 많이 쓰게 됐다. 부모님께 정기적으로 받아오던 용돈도 받지 않고, 모아 놓은 돈도 별로 없던 나는 사고 싶은 것은 많지만 돈이 부족해 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고 싶은 물건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나는 돈을 모으기로 결심했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돈에 관심이 많아졌고, 돈 버는 것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나는 옥천의 여러 알바 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청산에 살아서 옥천읍에 몰려있는 알바를 하기에는 옥천까지 가는 이동비용도 많이 들었고, 교통편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알바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부모님께서도 학생이 무슨 알바냐고 돈 버는 것은 커서 해도 된다며 반대하셨다. 그렇게 내 알바는 물 건너 가버렸다. 

* 청소년 기자단을 시작하게 된 계기
실패해도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가난해진 내 통장잔고에 상심해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와중이었다. 중학교 국어 선생님께서 "혹시 알바 해보고 싶은 사람 있어?"라고 하시며 알바 자리를 소개해 주셨다. 그때 국어 선생님이 소개해주신 알바 자리가 바로 '청소년 기자단'이었다. 진짜 알바는 아니었지만 기사를 써서 원고료를 받는 아주 간단한 일자리였다. 기사도 일주일에 한 번만 쓰면 되고, 원고 하나당 1만원씩 주시고, 또 청산에서 오는 친구들은 교통비도 넣어 주신다고 하셨다.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나는 바로 지원했고, 선생님을 통해 청소년 기자단 대표님의 명함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기자단에 지원하기로 했던 나와 내 친구들은 대표님께 연락드리는 것을 까먹었다. 늦게서야 연락을 드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우리는 더 이상 연락이 지체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늦은 밤이지만 대표님께 연락을 드렸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표님께서 친절하게 맞이해주시고 답해주셔서, 기자단에 관심이 더욱 깊어졌다. 

* 예상을 뒤엎은 청소년 기자단과의 첫 만남 
우리는 기자단에 들어가 다른 기자들과의 첫 번째 만남을 가졌다. 청소년기자단은 옥천신문 2층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마다 하는데, 처음 갔을 때는 긴장이 많이 됐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내가 괜한 걱정을 했나 싶을 정도로 다른 기자님들이 너무 친절하고 살갑게 대해주셔서 긴장도 많이 풀렸다. 또 새로운 친구도 사귀게 돼서 빨리 적응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자단의 분위기도 굉장히 자유로웠다. 처음 청소년 기자단에 들어갔을 때도 기사를 쓰고 있는 사람들보다 탁구를 치거나 수다를 떨고 있던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기자단의 분위기도 어색하지 않고 좋았다. 또 내가 상상한 대표님의 이미지는 가끔 뉴스에서 보던 아나운서나 기자들처럼 딱딱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중에 같이 기자단에 들어간 친구 A가 말하길 "대표님 약간 곰돌이 푸랑 해그리드를 닮으신 것 같아."라고 말할 정도로 인상이 푸근하셨고, 자유로운 청소년기자단의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리셨다. 

*청소년 기자단의 시작
내가 처음으로 썼던 기사는 '체험학습도 이젠 학생이 직접 계획한다.'였다. 코로나19로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자 청산중학교 학생들이 충청북도 내에서 직접 장소나 체험거리를 찾아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의 기사다. 처음 기사를 쓸 때는 문장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글이 재미가 있을지, 온갖 걱정들이 난무했다. 하지만 신문에 내 기사가 올라왔을 때는 신기했고, 내가 쓴 글을 남들이 본다는 사실에 들떴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걱정들을 잊고 다시 열심히 기사를 썼다. 기사의 소재는 보통 일상에서 얻는다. 내가 직접 겪었던 일을 소재로 삼을 때도 있고, 길을 걷다가 갑자기 든 생각이 소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재밌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걸 주제로 글을 쓰기도 한다. 내가 관심이 많은 분야일수록 기사가 쉽게 써지는데 생각보다 일상 이야기를 담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 내가 경험한 일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분량을 얼마나 나눠야 할지, 내용별로 소제목을 뭐라고 지어야 할지 머리가 아픈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여러 일상 이야기를 적다 보니 점점 글쓰기 실력도 늘고, 이젠 어느 정도 감이 잡힌 것 같다. 

* 청산에 사는 청소년기자들에게 해당되는 기자단의 치명적 단점
지극히 개인적인 기자단의 단점을 꼽자면 크게 3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돈'이다. 처음 기자단을 하게 된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이었지만 기자단에 들어온 후 내 통장의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매주 토요일마다 1만 원을 벌러 와서 2만 원씩 쓰고 간다는 것이 가장 문제였다. 기자단 활동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 시작한다. 하지만 청산에서 옥천으로 가는 급행버스가 많지도 않고, 시간도 애매해서 11시 30분 버스를 타고 가면 시간상 옥천에서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다른 것보다 밥값 이나 음료값이 굉장히 많이 든다. 또 가끔씩 교통비를 안주실 때가 있는데 그때는 버스비도 해결해야 된다. 음식값이나 버스비 그리고 다른 비용들을 포함하면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돈을 많이 쓰게 된다. 
두번째는 '이동문제'다. 청산에서 옥천까지 거리가 멀어서 버스 타고 왔다 갔다 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버스도 기사님들마다 운전방법이 다 달라서 매일매일 뽑기를 하는 기분으로 버스를 탄다. 운전을 잘하시는 기사님일 때는 부족한 수면을 버스 안에서 채울 수 있지만 잘 못 걸린 날에는 한 번 탈 때마다(약 3~5분) 3000~7000원을 받는 디스코팡팡을 무료로 40~50분 동안 타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세번째는 '소재'인데, 소재거리 찾는 게 어렵다. 물론 이건 청산 뿐 아니라 다른 곳에 사는 기자들도 힘들 것이다. 친구와 소재가 겹칠 때도 있고, 일주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살아서 쓸게 없는 경우도 있다. 소재가 생각이 안 날 때는 진짜 뭘 써야 하나 머리에 점점 과부하가 오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사실 딱히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다른 기자님들이 소재를 하나씩 툭툭 던져주시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내가 물고기라고 생각하고 미끼 물듯이 맘에 드는 소재 하나씩 골라 쓰면 된다. 사실 이 기사 소재도 다른 기자님이 추천해 주신 거다. 

* 단점을 커버할만한 청소년 기자단의 엄청난 장점
단점보단 장점이 훨씬 많은 기자단 활동이다. 기자단의 장점은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은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장점 3가지를 골라왔다.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돈'이지 않을까 싶다. 아마 기사를 써도 돈을 주지 않으셨다면 지금 기자단의 2/3는 없었을 것 같다. 감정노동이나 오랜 시간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 물론 그런 일들보다는 돈을 적게 벌기는 하지만 일주일에 딱 한 시간만 투자하면 일주일에 1만 원씩 한 달이면 약 4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 최저시급보다 많이 받을 수 있는 아주 합리적인 돈벌이를 할 수 있다. 
두번째는 기자단을 하면서 평소에는 경험하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내 글이 기록으로 남고, 인터넷에 내 이름을 검색하면 내가 쓴 기사가 줄줄이 나온다. 또 내 기사를 읽으신 분들이 다음 기사 주제는 뭐냐고 궁금해하시기도 한다. 또 기사 소재를 찾기 위해서인지 주변에 더욱 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도 더 많아지고 여러 인맥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은 '글쓰기 실력'이다. 기사를 쓰면서 문맥이나 문장부호, 맞춤법에도 더욱 신경을 많이 쓰게 되었다. 또 여러 종류의 기사를 써보며 문맥이나 단어적인 부분이 주제마다 다 다른 것이 어울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점차 글 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서술형 평가(수행평가) 혹은 보고서 등을 작성할 때 효율적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글 쓰는 기술은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배우고 있다. 

* 마무리를 하며
용돈이 부족하거나, 수행평가 혹은 서술형 평가가 걱정되거나, 친구가 없어서 외롭거나, 나만 알고 있는 재밌는 나만의 이야기를 직접 소개해보고 싶은 청소년들이 있다면 돈도 벌도, (글 쓰는) 실력도 쌓고, 인맥도 얻을 수 있는 '청소년 기자단'에 한 번쯤은 도전해 보는 게 어떨까? 

 

김지슬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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