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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30호] 성인이 되어버린 피터팬

by 뵤지성 2022. 3. 8.

 네버랜드에 살고 있던 피터팬이라도 세월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세월이 지날수록 나이는 나이대로 들어갔고 네버랜드에 있었던 아이들도 점차 어른이 되면서 자신의 길을 나가기 위해 하나둘씩 피터팬의 주위에서 떠나가기 시작했다.
매번 자신의 옆에 있던 팅커벨은 몇 년 전부터 안 보이기 시작했다. 피터팬도 세월이 흘러가면서 아이들을 끌어들여서 생활하고, 서서히 자라나는 아이들이 네버랜드를 나가는 이 생활이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피터팬에게는 이 앞으로 나아가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피터팬은 인간의 아이들을 자신의 네버랜드에 불러서 지내고 있던 거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이조차도 허무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네버랜드에는 피터팬을 제외하고 아무도 남지 않게 되자, 피터팬은 더는 어린아이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피터팬은 이 네버랜드를 나가보기로 했다. 인간의 아이들처럼 앞으로 나아가보기로 다짐을 하며 네버랜드에서 아이들이 지내는 현세로 걸음을 향했다.
 현세는 네버랜드와는 너무 달랐다. 많은 사람이 분주하게 걸음을 옮기고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피터팬은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그렇게 피터팬은 그들이 말하는 일이 뭔지 궁금해서 가게 안에서 자신과 비슷한 나이 일 듯한 젊은 사람 두 명이 있는 테이블에 합석해서 일에 관해 물어봤지만, 그들은 노란색의 거품이 나는 맥주를 들이켜고 난 후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지금의 일은 머나먼 꿈이나 다름없어요.”


한 명이 입을 열어 말을 했다. 말이 끝나자 바로 한숨만이 돌아올 뿐이었다. 피터팬은 일이 무엇인데 저렇게 힘들어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들어보니 피터팬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불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주변에서 일을 거론하고, 그들은 할 수 있는 일들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좁아졌거나 일을 해도 얼마 못 가 잘렸다는 말들이 그들의 입에서 오르내릴 뿐이었다. 피터팬은 그 자리에서 벗어나 가게를 나왔다. 그 뒤로 피터팬은 일이 정말 힘든 것인지 생각을 하면서 이곳저곳에서 일해보려 했다. 하지만 일은 잡기도 쉽지 않았다. 매번 거절당하기 일쑤였고, 일을 해도 얼마 안 돼서 잘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피터팬은 자신의 즐거움을 잊어가고 현세에 치이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자신의 옛 추억이 가득했던 네버랜드도 피터팬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 가면서….

 

최민지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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