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확진자가 나와 갑작스럽게 자가격리를 하게 됐다. 집을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자가격리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됐다. '혹여나 내가 확진돼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가격리가 좋았다.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자가격리를 시작하게 되면 온라인클래스도 같이 시작해야한다. 온라인 클래스를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학교를 가면 반에서 수업을 들으면 되지만 온클은 줌화면과 영상을 찾아봐야해서 번거롭다. 그래도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된 점이 날 행복하게 했다.
자가격리를 하면서 무엇을 할까 행복한 상상을 하곤 했다. 드라마를 볼 지, 아니면 영화를 볼 지, 행복한 계획들을 세워놨다. 곧 크리스마스이니까 영화 '나 홀로 집에'를 볼 것이라 다짐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영화다.
하지만 내가 행복하게 세운 계획들은 물 건너갔다. 공부도 안 하면서 뭐가 그리 피곤하고 힘들었는지 잠만 잤다. 사람이 이렇게 잘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잠만 잔 것이다. 잠깐 깨서 내가 사람이 맞는지를 생각을 했다. 그것도 잠깐이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내가 아픈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에 인터넷으로 찾아볼까 했지만, 그러다가 '정말 아프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그만두기로 했다.
자가격리 중 보건소에서 검사를 한 번 하러 오라고 해서 잠깐 코로나 검사를 하러 갔다. 진짜 검사만 하고 왔는데 너무 피곤해서 집에 오자마자 쓰러졌다. 한 번도 안 깨고 잠만 계속 자다가 밤 8시쯤 일어났다. 그때 일어나서 든 생각은 “이따 어떻게 자지?”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쓸모가 없었다. 잠깐 놀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어버렸다. 자가격리를 하게 되면 하던 것도 안 하고 잠만 자다가 나태해지는 느낌이다. 물론 느낌이 아니라 사실이지만 그렇게 핑계 대고 싶었다.
다행히 음성이 나와서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앞으로는 나태하고 잠만 자는 삶이 아닌 좀 더 열심히 사는 인생을 살아보려고 한다. 이 경험도 꽤 나쁘지 않았지만 평생 그렇게 살면 되돌아봤을 때, 나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 나 자신과 다짐했다. 앞으로 열심히 살아야지.
서하영 (청산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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